아주 당혹스런 질문 중 하나가 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많은 교단이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사실 한국에 교단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저도 참 못마땅한 구석이 많습니다. 이렇게 많은 교단이 형성된 것은 사실 개신교의 특성 때문입니다.
개신교는 로마가톨릭과 같이 중앙에서 정치적으로 전체를 통합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세 가지 중요한 원리에 따라, 자신의 양심과 신앙의 양심에 따라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개신교인들입니다. 여기에서 세 가지 원리란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입니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대로, 믿음과 은혜에 근거해 자신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개신교인들입니다. 성경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그것을 본질적인 차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비본질적인 면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점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교단이 나뉘어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전통의 교단들이 생겨나게 되었지요. 이것은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고, 또 이렇게 나뉜 것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이 성경을 보는 한계를 극복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통해 배우기도 하는 그런 순기능적인 역할도 실제로 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성경에 접근함으로써 개신교는 신학적으로 굉장히 많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교단들 가운데 어떤 교단이 나뉜 것을 보면, 특별히 한국 내에서 교단이 갈라진 것을 보면, 그 속에서 인간들이 정치적 싸움을 하다가 갈라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기독교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 가운데 하나가 자기를 부인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바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다, 한계가 있는 나의 지식에 근거한 믿음이지만 타협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좋은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사역과 개인적인 어떤 이유들 때문에 교단을 갈라지게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것은 기독교가 가르치는 것을 거꾸로 행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Q17. 교회는 왜 그렇게 교파가 많습니까?